10년만에 다시 쓰는 개발 블로그 개인/생각 정리2026. 11. 3. 23:59
컴퓨터학과에 처음 입학해서
‘C란 대체 무엇인가…’ 고뇌에 빠지고, 해석도 잘 안 되는 Stack Overflow 영어 글을 기웃거리며 개발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.
어느새 나는 삼십 대가 되어버렸고,
ChatGPT나 Claude에게 몇 마디만 적어주면 데이터 소팅부터 이것저것 연결하는 것까지 한 큐에 기가 막히게 만들어주는 시대가 되어버렸다.
참 감회가 새롭다.
그때는 두꺼운 전공책을 앞뒤로 열심히 넘겨봐도 도통 이해가 안 돼서,
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키워드 몇 개만 붙잡고 구글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검색하곤 했다.
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외국 커뮤니티를 뒤지고,
있는 듯 없는 듯 애매한 코드들을 여기저기서 주워와 이것저것 넣어보고.
안 돌아가면 분노하고,
돌아가면 왜 돌아가는지 몰라서 의문이고,
어쩌다 제대로 돌아가면 오히려 ‘이게 왜 되지?’ 싶어서 불안해하고.
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에러가 튀어나오고,
그걸 해결하면 또 뭔가가 안 되고.
돌이켜보면 그때의 개발 공부는
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계속 걷는 기분에 가까웠던 것 같다.
그래도 신기하게 하나가 돌아가면 또 재밌었다.
분명 몇 시간 전까지 욕하면서 때려치우고 싶었는데
화면에 내가 원하던 결과 하나 찍히면 갑자기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.
지금 생각하면 내가 정확히 뭘 알고 만들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다.
일단 되면 기뻤고, 안 되면 또 검색했다.
그렇게 하나씩 배웠던 것 같다.
그런데 지금은 AI한테
“이거 왜 안 돼?”
하고 물어보면 코드도 고쳐주고, 이유도 설명해 주고,
심지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조까지 먼저 제안해 준다.
예전 같았으면 반나절은 검색했을 법한 것도
몇 번 대화하다 보면 얼추 모양이 나온다.
10년 사이에 정말 세상이 많이 변했다.
그리고 나도 변했다.
이제는 신조어도 잘 모른다.
SNS나 어딘가에서 사람들이 자꾸 ‘크크’ 거리길래 무언가 했더니
흔히 말하는 ‘늙크크’라는 게 있더라.
……나도 늙크크가 되어버린 건가. ㅋㅋㅋ..
시간 참 빠르다.
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
두꺼운 전공서적 옆에 펼쳐두고,
구글 번역기 열어놓은 채
외국 커뮤니티에서 에러 해결법을 찾고 있던 그때의 내가 그대로 있는데.
2016년에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으니 벌써 10년이다.
그 사이 개발만 계속했던 것도 아니고,
전혀 다른 길을 걷기도 했고,
다시 개발을 들여다보기도 했다.
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이 블로그에 들어와 예전 글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.
그때는 그냥 공부한 걸 잊어버릴까 봐 적어둔 글들이었는데
지금 보니 그 시절의 내가 그대로 저장되어 있는 것 같다.
무엇을 몰랐는지,
어떤 것에서 막혔는지,
뭘 알게 됐다고 신나서 적어놨는지까지.
그래서 다시 조금씩 써보려고 한다.
예전처럼 공부한 걸 정리할 수도 있고,
요즘 AI랑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이야기를 적을 수도 있고,
10년 뒤에 또 이 글을 보면서
‘와, 2026년에는 ChatGPT랑 Claude 가지고 신기하다고 이러고 있었네.’
하고 웃을지도 모르겠다.
그때의 개발은 또 얼마나 달라져 있을까.
그리고 그때의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.
※ 이 글의 대표이미지도 GPT로 한 번 만들어봤다. ㅋㅋ
Stack Overflow 화면이랑 번역기 화면을 넣을까도 싶었는데,
아무래도 이클립스라 그냥 이쪽으로 갔다. ㅎㅎ
물론 냉정하게 보면 자바 책을 저 정도로 낡게 보고 인덱스까지 덕지덕지 붙였을 것 같진 않고, 노트도 너무 열심히 정리돼 있다. ㅋㅋ 하지만 그런 디테일까지 다시 수정시키기엔 귀찮으므로 그냥 넘어가기로.

